떠나고 싶은가..그대 수다手談



이런저런 이유로 올여름엔 휴가를 가지못했다.
그래서 나는..지난 겨울을 복기하는 일을 계속해보기로 한다..ㅋㅋ
그나마도 사진이 몇장 남지 않았다.
귀국을 기다리는 배 불룩 우리 가방들.


사무라이처럼 생긴 도어맨 아저씨가 셔틀버스 시간에 대해 뭐라뭐라 설명하는 중이다.
신주쿠에서 공항으로 가는 셔틀은 승객이 무지 많아서
미리 예약을 하지않았더라면 자리가 없을뻔 했다.


아듀. 꽤 괜찮았던 호텔.내 돈을 안쓰고 묵었기에 더 기분이 널널했던..앞으로 이런 헤택 또 누릴수 있을까?


하네다와 나리타로 가는 셔틀 시간표. 가격은 3000엔이니까 꽤 비싼 편이지만
무거운 가방을 끌고 이리저리 옮겨타는 수고가 없으니 그 값은 줘야겠지.


언제나 입구 방향이 헷갈리는 일본의 버스.
제복을 깔끔하게 입은 기사는 누구든 저렇게 친절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친절하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 그런데 왜 우리 한국인에게 그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인지.


이른 아침에 보는 신주쿠의 거리는 밤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다.
지난밤 구경갔었던 파크하얏트도..저 멀리 보이지만 밤의 멋진 고성같은 분위기는 간곳 없다.


여권과 보딩패스를 보니 또 나가고 싶어진다.
영원히 계속 될 것같은 폭염이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니 더더욱.


남은 잔돈으로 공항에서 산 열쇠고리와 자석들.


제인이 무척 기뻐했던 에르메스 스카프. 잘 하고 다니니?


JAL을 탔더니 탑승동이 달랐는데 거기 식당서 먹은 튀김우동. 보긴 이래도 맛이 상당히 좋았다.
문청은 어딜 가나 튀김우동을 너무 좋아한다.
어릴 때 우리집은 상가아파트에 살았는데 거기 1층에 일본우동집이 있었다.
거기서 처음 튀김우동을 먹은뒤로 중독된 모양이다.
남포동에 가면 튀김우동으로 몇십년 전통이 있는 유명한 맛집이 있는데
지금도 그 집을 생각하면 군침이 넘어간다..서울엔 왜 이런 집이 없는지 ㅠ.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기내식. 하도 오래전이라 기억은 잘 안나지만
밥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서 놀랐던 기억만 남아있다. 한국인에게 찬밥을 주는 건 실례야..
그리하여 길고긴 일본여행 후기는 끝나고..
여행은 여행을 부르는 법..우리 제인의 사진은 아직 끝나지않았다.




강릉. 테라로사. 맛있는 커피의 추억. 초여름의 빗방울과 세 여자의 수다..ㅋㅋ

짧은 여행, 긴 추억 수다手談

그리하여 신주쿠 일대 호텔 유람을 간단히 마치고 다시 우리 호텔로..


도쿄도청 근처에서 신주쿠 역쪽을 바라보면 한참 신축중인 건물의 멋진 외관이..
우리가 있는 내내 저 건물은 낮이나 밤이나 항상 눈에 확 들어왔다.
뉴욕의 크라이슬러 빌딩 비슷하게 , 첨탑이 달린 유선형의 외관에 대나무 집같은 특이한 디자인.


내일이 귀국이니 차근차근 짐을 싸기 시작했다.
회사동료들도 나눠주고 우리도 추억삼아 먹으려고 과자나 기타 등등도 좀 샀는데
제인? 이건 무슨 맛이었니. 무지매운맛??


지난번 긴자 기무라야 갔을 때 미처 빵을 못샀기 때문에 이번엔 기필코 하나 사리라..!!
해서 선물용 포장으로 하나 고르고.
우리가 워낙 공짜 제공 빵을 많이 주워먹어서 이 정도는 사줘야한다고 봐...


긴자에서 지친 다리를 오래 쉴 수 있었던 멋진 커피점 츠바키야의 커피콩도 한 자리에.


지난번 여행에서 우리의 1차 목표였던 베노아.
애프터눈 티 셋트를 먹기만 하고 미처 뭘 사올 생각을 하지못해 서울에서 내내 발을 동동 구르던 제인.
이번엔 작정하고 마츠자카야로 가서 잼과 홍차를 샀다.
머핀과 함께 먹는 클로티드 크림도 사고싶었지만 내일 비행기 타고 서울 간다고 하니까
점원이 그렇다면 품질을 보장할 수 없으니 안 사는 게 낫겠다고...ㅠ.ㅠ


마츠자카야 지하식품부에서 동료들에게 선물할 일본술을 고른 뒤 마침 눈에 띄던 된장국까지.
뜨거운 물만 부으면 어디서나 맛있는 미소된장을 만들어주는 고마운 친구.
요즘도 주말에 국 끓이기 싫을 때 종종 잘 먹고 있다.


그리하여 마지막날 밤이 가고..집에 가는 날 아침.
호텔에서 준 조식 쿠폰의 마지막 것을 쓰러 일식당으로 갔다.
우리의 허술한 차림새가 약간 민망할 정도로 인테리어가 근엄하다.

식사가 나오기 전. 일단 테이블 점검. 짠지와 우메보시가 들어있는 반찬통이 테이블 가운데에.
저 소꼽장난같은 작은 집게라니..



빳빳한 종이안에 들어있는 것은 다름아닌 김.
정말 혀가 베일듯 날카로운 김은 습기 하나없이 좋은 상태였지만
유감스럽게도 한국인의 입맛엔 전혀 맞지않은..달콤한데다가 참기름 냄새도 없고.. 실망이야.

이윽고 나온 우리의 아침식사.
뜨거운 쌀죽과 미소된장, 그리고 온갖 반찬.
처음에 받아보고는 우와아..하고 감탄을 했지만.
아침이라 뜨거운 죽이 참 좋았던 것 외엔 별 기억이 남아있지않다.
왜냐..모든 반찬이 너무나 밍밍한 것이..전혀 간이 되어있지않았고
양도 너무 적어서 호텔을 나서는 순간 바로 배가 고파졌기 때문.
역시..일본음식은 비주얼뿐이라니깐.


하지만 사람을 감동시키는 이 예쁜 차림새는 좀 배워둘만 하지않을까.



밥 다 먹고 공상에 빠져있다.
뒷자리에도 저렇게 손님들이 많았구나.
여기서도 한국 관광객들을 많이 만났는데 어쩜 다들 일본인보다 덩치가 크던지..ㅋㅋ
한반도가 일본보다 확실히 물이 좋은가봐.


짐 싸서 나오면서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인 얼굴 한번 박아주고.
제인 여행가방 손잡이가 부러져서 컨시어지 카운터에 있는 언니에게 부탁해서
테이프로 둘둘 말았던 기억이..ㅋㅋ
계속.............................

작은 위안 수다手談

이미 나의 기억속에서조차 희미해져버린 여행의 기록을 이리도 오래 붙들고있는 것은
잠깐만이라도 딴 생각없이 무언가에 몰두하는 자에게만 허락되는 작은 위안..
그것때문일지도 모르겠다. ㅋㅋ
공중파의 드라마에겐 정 떼버린지 오래. 차라리 문청 작사 문청 작곡의 노래가 더 낫다는..뭐 이런 어이없는..ㅋㅋ


긴자에서 들어갔던 작은 가게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
간판에서 보듯 토끼와 관련된 수많은 장식품..젓가락..부채..인형..주머니..풍경..
하여간 발 디딜 틈도 없이 온갖 토끼들이 가득가득하여 감탄만 절로 나오던 곳이다.
토끼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적 연관이 있는 나로서는 차마 발길이 떨어지지않았던..
뭔가 하나 꼭 사고싶었지만 꽤 가격이 비쌌던..그런 곳이다.


지난번에 갔을 때는 어디 있는지 몰라서 못갔던 미키모토 빌딩.
알고보니 쁘렝땅 백화점 바로 앞에 있었다. 그쪽 블록에 아예 접근도 못하고 돌아왔으니 뭐.
요즘에는 서울에도 이런 컨셉으로 건물의 외관이나 인테리어를 장식하는 곳이 꽤 늘었다.


국내에서 쁘렝땅 백화점이 워낙 힘을 못쓰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져서인지
긴자에서도 별 기대안하고 그냥 의례적으로 들어갔는데..여기도 아주 대박이었다.
우리가 갔던 때가 마침 세일기간이기도 했고..항상 가장 좋아하는 찻잔과 그릇 주전자 등을 파는 섹션이
어찌나 잘 되어있는지 또 한참을 구경하고..밀폐용기도 하나 사고.




겨우겨우 저녁 식사시간에 맞춰 아까 봐두었던 야스코로 다시 갔다.
아..긴자에서 진짜 일본오뎅 먹기 참 어려워.


처음엔 어리버리..어떻게 주문해야할 지를 몰라 헤매다가 영어메뉴를 달라하니 그건 없다고 하고..
대충 아는 일어만 섞어 셋트 주문을 하고 나머지는 단품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이 집은 우연히 블로그 서핑하다가 알게된 집이어서 사전 지식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내부의 단아한 인테리어나..아주 작은 규모임에도 다섯 혹은 여섯은 되어보이는 베테랑 요리사 할아버지 아저씨들..
게다가 지금 맥주잔을 보니 역사가 무려..!! 우리 부모님 나이와 같네.
작은 그릇에 담긴 것은 참치를 작게 깍둑썰기 한 뒤 야채를 섞어 일본된장 소스에 무친 듯한 맛인데
주방장의 웰컴 메뉴인가 했더니 나중에 보니 이것도 억수로 비싼 돈 받더구만. 쩝.


이 나무로 된 식탁..말하자면 주방 다이 너머로 커다랗고 네모진 솥에서 각종 오뎅이 보글보글 끓고있었는데
이것은 그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더 적극적으로 이것 저것 시켜보았을것을..너무 소심해져버린 우리는
셋트메뉴에서 주어진 것들만 먹었던 것이다..ㅠ.ㅠ
한국에서 말하는 오뎅과 일본에서 먹는 진짜 오뎅은 많이 다르다고 들어왔지만
과연..오뎅은 아주 고급 술안주구나..하는 감탄이 나왔다.
국물에 목숨 거는 한국인과는 달리 그들은 국물이 너무나 담백하고 오뎅 자체가 정말 다양한 맛과 모양을 가졌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에게 하나하나 재료와 요리법을 설명해줄 동반자가 없어서
그냥 먹으면서 자체적으로 유추할 수 밖에 없다는 점.


하도 오래되어서 이젠 어떤 맛이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오른쪽의 꼬치는 새우살을 그대로 살린 오뎅..가운데는 두부였던가?
모두 담백하고 전혀 튀긴 음식 특유의 기름기가 없고 재료 자체의 신선함이 살아있었다.


가운데 하얀 것은 뭐였더라? 들었는데 기억도 안나고
오른쪽 동그랑땡처럼 생긴 것은 생선살에 뭔가 향신채를 섞어 묘한 향기가 나고 맛이 좋았다.


셋트메뉴는 너무 허무하게 금방 다 먹어버려서 제인을 닦달하여 눈에 띄는대로 몇개를 더 시켜보았다.
우린 허기진 끝에 성급하게 맥주를 먹다보니 둘 다 얼굴이 새빨개져서 ..정말 난리도 아니었다.
안에 잡채 비슷한 것이 들어있는 유부주머니는 아주 맛이 각별히 좋았고
양배추말이는 어릴 때 먹었던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나는 듯도 했다.


저 하얀 껍질처럼 보이는 것도 뭐라뭐라 설명을 들었는데..아..기억력의 한계.
우리 회사 일본음식 전문가에게 다시 한번 물어봐야겠다.
어쨌거나 그다지 배 불리 먹은 것은 아니지만 깔끔한 오뎅의 진수를 맛보고
나오면서 영수증의 금액에 기절초풍을 하고..한국돈으로 거의 8만원 돈이 나온 것이다.
뭐야..그렇게 양도 작았으면서.
다시 들어가서 도대체 뭐가 이렇게 많이 나왔는지 조목조목 물어보니..
전채로 나온 조그만 회 한 종지와 맥주 두잔이 엄청난 역할을 했더군.
하지만 우리부서 전문가 말에 따르자면 긴자에서 오뎅 먹고 그정도 나왔다면
절대로 바가지 쓴 것도 아니고 우리가 잘 못 들어간 것도 아니며
아주 좋은 메뉴 잘 먹었으니 신경 끄라고 하더구만.
다시 한번 간다면..맥주는 절대 안시키고..셋트메뉴도 시키지말고
눈에 보이는대로 이것 주세요, 저것 주세요..하면서 골라 먹으리라.
명란을 통째로 삶아 만든 ..그집의 별미를 깜빡하고 못먹고 와서..아쉽다.
긴자에 간다면..지갑에 여유가 있다면..들러볼만한 집.
참고로 내가 들렀던 이 블로그에 가면 더 환상적인 사진들이..


원래는 신국립미술관에도 가볼 생각이었지만 이미 문 닫을 시간이라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신주쿠의 호텔로 돌아왔다.
로비는 사실 별로 볼 것이 없었지만 사진에는 무척 멋있게 나왔네.


이 호텔의 마스코트인 거대한 샹들리에. 마찬가지로 실제로 보면 별론데..사진엔 그럴싸하네.


아직 초저녁이라 시간도 널널했고..제인의 직업정신이 발동하여 건너편 파크하얏트에 가보기로 했다.
마침 셔틀버스도 다닌다는 것 아닌가.
알고보니 걸어갔어도 충분한 거리였지만 초행길엔 뭐든지 좀 ..조심스럽지 않은가.
서울의 파크하얏트도 그렇지만 도쿄에서도 특이하게 건물의 상층부에 호텔이 있었다.
저층에는 리셉션 데스크만 있고..그나마도 운동장처럼 넓은 로비에서 호텔 입구를 못찾아
한참동안 헤매다가 겨우겨우 찾았다는.
하지만 럭셔리 호텔답게 엘리베이터나 화장실같은 사소한 공간조차 매우매우 멋졌다.


여긴 어디냐. 파크 하얏트의 화장실. ㅋㅋ
처음엔 로비나 레스토랑 어디든 너무 근사하고..다시 말해 사진을 찍으면 혼날 것같은 분위기라
화장실만 살짝 찍어보았다.
우린 어떡할까..그냥 눈으로만 구경하고 그냥 갈까..고민하다가
여기까지 왔으니 커피라도 한잔 하고 즐기다 가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멋진 야경이 보이는 커피숍 쪽으로 나왔다.
레스토랑도 아주 멋져보였는데..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여기도 런치메뉴는 억 소리나게 비싸거나
그렇지는 않아서..하루쯤 기분전환으로 들를 수 있을것 같았다.


커피 주문을 위해 메뉴 고찰. 엘리베이터에도 메뉴판에도 저 이상한 토기로 만든듯한 소년 얼굴이 나와있는데
기괴하기도 하고..하여간 알 수 없는 작품이었다.


실내가 상당히 어두웠는데 사진에는 매우 밝아보인다.
내가 사진 안찍겠다는 것을..싫다고 손 흔드는 것까지 찍어버린 제인..ㅋㅋ


밖으로는 신주쿠의 야경이 훤히 내려다보이고.
지난 여름 갔을 때 모리타워에서 이미 한번 놀랐지만..다시 봐도 도쿄의 야경은 정말 놀랍다.
이렇게 끝없이..끝없이 펼쳐질 수 있는거야. 과연 거대도시야.
창가의 자리는 예약석이라 함부로 앉을 수도 없었다.


메뉴를 장시간 고찰한 결과..한잔 마시고 다시 한잔을 리필해주는 친절한 서비스 발견.
우리가 이런 걸 놓칠 사람이 아니죠.
안그래도 진한 커피 한 잔이 몹시 땡겼고..두 잔 먹는 것은 일도 아니고.
쿠키와 초콜렛까지 따라나오는 것이..격조있는 호텔의 매너있는 서비스..
그리고 생각보다 비싸지도 않았다는 것.


쿠키와 초콜릿을 담아온 그릇조차 몹시 우아해서..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파크 하얏트에 오고싶었던 것은..이곳이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빌 머레이와..매력적인 스칼렛 요한슨이 주연..
대부의 코폴라 감독 딸인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작품.
lost in translation이라는 원제에서 알 수 있듯
소통의 부재, 라는 현대인의 오랜 숙제를 다루면서 때론 진지하게..때론 코믹하게
사랑인듯, 우정인듯 알쏭달쏭하게..그러면서 은근히 일본인을 비꼬는 태도가 때론 속 시원했던
그런 영화였다.
영화 대부분에서 호텔이 계속 등장하는데..수영장..헬스클럽..빠..객실..
아마도 이렇게 호텔 하나가 집요하게 나오는 영화도 별로 없을듯 싶었다.
스칼렛 요한슨이 남편 없는 빈 방에서 하루종일 통유리창 옆에 걸터앉아
도쿄의 거리를 내려다보는 장면이라든가
위스키 광고를 찍기위해 도쿄에 온 뒤 온갖 이상한 상황에 지쳐버린 빌 머레이가
친구도 없고 외롭게 빠에서 혼자 자기가 광고 찍은 산토리 위스키 마시는 장면..
헬스클럽에서 혼자 운동 하다가 트래드 밀 속도 줄이는 방법을 몰라
help!! 하고 사람을 불렀지만 아무도 오지않고..
거의 죽을 뻔하다가 겨우 기계에서 내려오는 장면이랄지..
둘이서 각자 방에 들어가서..방문 밑으로 새 나오는 불빛을 보면서
지금 잘까..깨어있을까..내가 가도 될까..고민하는 그런 장면들.
하여튼 어찌 보면 불륜이랄 수도 있지만 전혀 칙칙하지않고
두사람의 그 아득하고 외롭고 알 수 없는 마음들이 너무나 공감이 갔던 그런 영화다.
그런데 그 곳에 내가 온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그가 광고한 산토리 위스키 響(히비키).
굉장히 비아냥대는 느낌으로 나오지만 내가 이름을 알 정도로 일본을 대표하는 위스키인데
소피아 코폴라의 아버지인 프랜시스 F 코폴라 감독이 1970년대에 일본에 와서
일본을 대표하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과 함께 이 산토리 위스키 광고를 찍었다고 하니
그녀는 아버지 때의 에피소드를 이렇게 비틀어서 활용했구나 싶은게..
여하튼 재미있었고
이 영화의 백미는 아무리 영어로 장황하게 설명을 해도 단문으로 단순통역해버리는..
그 상상초월의 일본식 짧은 영어..이건 직접 보시고 배를 잡고 웃으시길.


커피 한 잔씩을 마시며 도쿄의 야경을 내려다보고 있던 이 시간.
이젠 너무 오래전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ㅋㅋ..그래도 이 때만큼은 다른 생각 모두 잊고 둘 다 행복했던것 같다.
마음이 복잡하고 사는 것이 구차스러울 때 우리가 여행을 꿈꾸는 이유도
거기 꼭 뭐가 있어서가 아니라..떠남으로써 잠시 잊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


커피숍의 가운데쪽으론 대나무가 잔뜩 심겨져있고 그 위로는 뾰족 지붕의 유리너머로 하늘이 보인다.
우리 호텔에서 밤에 올려다볼 때 동화속의 성처럼 보이던 곳이 바로 이 부분이었던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왼쪽으로 틀면 바로 보이는 커피숍의 입구.
엄청 어두웠는데 사진에는 몹시 밝게 나왔네.


아마 낮에 보았다면 별것 아니었겠지만 밤의 부분조명 탓으로 대나무조차도 몹시 멋있어보인다.


이렇게 해서 멋진 호텔 유람을 마치고..걸어서 다시 우리 호텔로 돌아가는 길.
근처엔 또다른 호텔이 있었다. 이름이..워싱턴이었던가?
우리도 처음 예약과정에서 고려대상중 하나였는데..하얏트 리전시보다는 좀 못한듯.
계속................................

무념무상 수다手談

시절이 하수상하니 블로그에 한가한 글 올리는 것조차 좀 미안한 일이 되고말았다. ㅠ.ㅠ
기왕 시작한 일이니 끝내긴 해야겠는데..

긴자에서 다시 만난 마리아쥬 프레르.
가게 외관도 훌륭하지만 막상 실내로 들어가자 바닥에서 천장까지 가득찬 온갖 차와 찻잔, 찻주전자사이에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홍차와 그 족속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필히 들러볼만하다.
아쉽게도 사진은 못찍었다.


전에 여름에 갔을 때는 중앙통으로만 다녔기때문에 이번엔 일부러 뒷길로만 다녀보았다.
골목은 좁고 볼품없어도 늘어선 가게들은 하나같이 쟁쟁하다.
이 사진에서 알게되는 한가지 정보. 긴자는 츠키지경찰서 관할이로군.


캔디나 초콜렛 전문점도 많다. 단 것 참 좋아하는 일본인이 살 별로 안찌는 것은 참 미스테리.


백화점보다는 좀 작은 규모지만 뭔가 엘레강스한 분위기가 있었던 barney's newyork.
핸드백과 양산, 온갖 장신구,,남성용품까지 골고루 갖춰놓고있었는데
긴자 한복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과히 비싸진 않았던것 같다.
문청은 이때부터 또 다리가 아프기 시작 ㅠ.ㅠ


겨울이다보니 아직 저녁도 아닌데 뒷골목은 꽤 어둑어둑하다.
어딜가나 만나는 것은 멋진 디자인의 차 !!


도쿄 가기전에 블로그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알게된 오뎅 전문점 야스코.
앗. 여기서 밥 먹자.
그런데 여기도 점심-저녁 식사 중간시간엔 문을 열지않았다.
어정쩡하네..그래도 오뎅 한번 맛보고싶은데.
마침 근처에 유명한 커피집이 있어서 잠깐 커피 한잔 하면서 다리도 좀 쉬고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야스코에 가보기로 했다.


한눈에 보기에도 "나 좀 오래됐어"하고 목에 힘 주는 것같은 커피점.
큰길에 면해있는 것도 아니고 1층이 아니라 계단을 올라가야 했기 때문에
제인이 가져온 책이 아니었다면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커피집에 들어가려니 1층 식당의 메뉴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끙. 이건 평범한 메뉴잖아. 참아야해..
참. 이집의 이름은 츠바키야. 아마 이 근방에 옛날엔 동백나무가 많았나보다.
골목의 이름도 동백나무길이었다. ㅋㅋ


손가락 찬조출연 문청. ㅋㅋ
지금 보니까 커피만 파는게 아니고 카레도 있었네.
우리가 일본 다녀온 뒤 환율이 요동을 쳤는데..이때만 해도 그냥저냥 주전부리 먹고다니는 데는
별 무리가 없었다.
살짝 배도 고팠기때문에 쉬폰케익이 따라나오는 셋트메뉴를 시켰다.


이 집은 긴자의 다른 노포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고.
어두운 목재로 치장된 실내는 엄숙해보이고..위엄있어보인다.
종업원들도 모두 호텔같은 정장 차림.
흡연석이 따로 구분되어있지않아 담배연기가 좀 거슬렸을뿐..실내는 대단히 마음에 들었다.
옛날 부산의 남포동 광복동, 또 서울의 명동에는 오랜 역사의 클래식 음악감상실들이 몇 곳 있었는데
여기 츠바키야에 들어서는 순간 꼭 그런 감상실에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장소가 주는 분위기가 손님을 압도하는.
삐걱거리는 마루와 좁은 복도 사이에 뭔가가 어슬렁거리는것 같은.


멀리 보이는 주방은 정말 말할 수 없이 좁아서 과연 제대로 허리를 펴고 일하겠나 싶었지만
일본인들이 늘상 그렇듯 잰 몸짓으로 서비스중.


우리를 이곳으로 안내해준 책자를 여전히 열심히 읽고있다.
날씨가 아주 춥지는 않았지만 어쨌든 실내에 들어오니 따뜻하고 아늑하고 아주 좋았다.


참하게 생긴 아가씨가 실로 오랜만에 보는 사이폰 커피를 내리는 중.
실내에 향긋한 커피냄새가 순식간에 가득찬다.
아아..행복해라.


따끈하게 눈앞에 대령한 커피.
찻잔도 훌륭하고 커피맛도 훌륭하다.
커피든 뭐든 너무 진한 것은 별로 안좋아하는데..이젠 혀가 좀 발달했는지
이런 커피를 먹고나서도 별로 속이 쓰리지도 않고 아주 맛이 있다는게 느껴진다.
물론 뭔가 스테이크 같은 걸 먹고 이 커피를 마셨다면 훨씬 더 맛있다고 생각했겠지만.
헉. 스테이크? 당분간은 먹고싶지 않을것 같아...


같이 따라나온 쉬폰케이크는 어찌나 크던지..셋트를 두개 시켰으면 큰일날뻔했다.


기념으로 제인은 커피콩을 좀 사고..계단을 내려오는 옆쪽 벽에는 멋진 커피잔과 함께
긴자의 옛 지도가 붙어있었다.
아마도 빨간 부분으로 표시된 곳이 츠바키야가 아닌가싶지만..누구한테 물어본 것도 아니고
내심 궁굼할 따름이다.


츠바키야 고히텐. 긴자 가시는 길에 한번 가보셔도 좋을듯.
별다방이나 콩다방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었다.
계속.......................


우왕좌왕 수다手談


다시 날이 밝았다.
지금 생각난건데..도쿄도청 건물은 마치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방사능 낙진으로 엉망이 된 미래의 도시에
홀로 서있는 허망한 건물..뭐 그런 것 같지않나..
외관이 꽤 장대하긴 하지만 어쩐지 좀 기괴한.

원래 아침 식사 쿠폰이 되는 식당은 2층인가에 있었지만 우리가 들어간 시각엔 사람이 너무 많았다.
직원의 안내로 다시 찾아간 곳은 저~~기 꼭대기.
어제 우리가 왔다갔다 하던 골목들이 내려다보인다.


아마 평소엔 대연회장으로 쓰는 곳인듯 무척 넓은 홀이었고 시원한 유리를 통해 멀리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온갖 인종이 마구 뒤섞인 채 ..그러나 조용히 아침식사가 이뤄지고.


여행 갔을 때 우리 둘의 필수 지침. 아침을 잘 먹자!!


사진을 고려해 칼라배색도 잘 맞춰 가져온 센스..ㅋㅋ


원래 우리가 이 홀에 들어섰을 때는 창문너머 큼지막하게 산이 보였다.
뾰죽하고..봉우리쪽은 흰눈이 덮인.
설마..저게 후지산??
그런데 진짜 후지산이란다.
신주쿠 호텔안에서 후지산을..아침밥 먹으면서 보다니 보통 행운이 아니다.
그런데 잠깐 꼼지락거리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보니 깜쪽같이 사라져버렸다.
그래서..사진엔 산이 안보인다. 신기루같다. ㅋㅋ


호텔 옆으론 꽤 큰 정원이 있었는데 겨울이라 좀 삭막해보이지만 잠시 산책하기엔 더없이 좋은 장소라고.



밥을 잘 먹고 다시 내려오는 길. 추운 날씨탓에 건물마다 수증기가 열심히 피어오른다.


자, 다시 출발. 오늘은 우선 긴자로 가기로 했다.
지난번에 너무 주마간산으로 지나쳤기 때문에.
낯익은 도초마에역에서 시작.


어디선가 한번 갈아탄 것 같기도 하고..이젠 하도 오래 된 일이라 전혀 기억이 안난다.
롯본기에서 갈아탔나??


재니스의 강추로 라 베톨라에 갈 생각이 있었지만..안타깝게도 우리가 가져온 책에는
전혀 나와있지않았다.
윙버스에서 봤을 땐 찾아갈 수 있을것 같았지만..서울도 아닌 도쿄에서
그냥 한번 본 지도의 기억만으로 찾는다는 건 오산이었다.
잔뜩 먹고 온 아침밥이 금방 다 꺼질 정도로 긴자 구석구석을 헤맸건만 ㅠ.ㅠ


돌아다니다보니 망외의 소득도 있었다.
지난번에 갔었던 돈까스의 본가 렌가테이에 분점도 있다는 사실 발견.
공연히 반가운 일 ㅋㅋ
한 블록을 샅샅이 뒤지고 여러사람을 붙잡고 물어보기도 했지만 실패.
결국 포기하고 긴자 중심가쪽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서울에서 다시 찾아보니..길을 건넜어야 하는데..
길을 건너서 가부키좌 있는 쪽으로 갔어야 했는데..그게 실수였던 것이다.
꼭 갈 생각이 있었으면 지도를 하나 복사해왔을텐데..느슨하게 생각한 내 잘못이다 ㅠ.ㅠ


쌔끈한 애플 빌딩을 지나고..


몇달만에 다시 기무라 빵집 앞에 섰다. ㅋㅋ
그냥 지나칠 순 없잖아. 그때 못사고 그냥 와서 무척 섭섭했는데.


진열대 위로 떨어지는 햇살을 보니 겨울이었음이 실감난다.
사실..별것아닌 작은 빵일 뿐인데..이렇게 관광명소가 되는 것도 참..신기한 일이야.


원하던 빵을 각자 조금씩 사고..시식용 빵을 무지하게 집어먹고 흡족하게 나서는데..
옆 건물 벽에 무척 낯익은 얼굴이 붙어있다.
근데..저게 도대체 20년전 얼굴이야 뭐야?
내가 생각하는 가장 최상의 신승훈 얼굴보다 훨씬 더 어려보이고 청초해보이는..심하게 뽀샵한 신승훈.



벨기에 정통 와플이라는 만네켄. 여기도 참 먹어보고싶었는데..
나중에 다시 돌아와서 먹지..했다가 또 그냥 왔다. ㅋㅋ
금방 기무라에서 그렇게 빵을 많이 집어먹었으니 와플 먹을 생각이 나냐구요.
여행에서 나중에..라는 건 없나보다. 무조건 봤을 때 사고..봤을 때 먹고.
하지만 요즘은 와플 먹을 기회가 종종 있다보니 솔직히 "그냥 밀가루 떡이잖아"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ㅋㅋ
지나친 블로그 기행으로 기대감만 잔뜩 높아진 후유증이라고나 할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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